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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진성형외과소개> 진세훈 원장 칼럼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대해야 하나…은행의 양 극단 대접에서 얻은 교훈

 

건실한 중견회사를 경영하는 한 분을 안다. 이 분은 은행지점장이 특별대접 해야 할 만큼 제법 많은 돈을 은행에 예금하고 있다. 그런데 이 분은 은행에 예금이 많은 만큼 은행에서 많은 이익을 챙겨간다. 은행지점장 권한으로 최고 이율의 특별금리상품이 나오면 자신이 우선 차지한다. 또 특별우대금리의 대출상품이 나와도 자신의 차지다. 심지어 자신의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도 늦은 시간 상관없이 지점장에게 전화해서 지점장 판공비로 술값을 계산하도록 한다. 연말이면 은행이 준비한 우수고객 사은품을 많이 받아서 주변에 선심도 쓴다. 취직이 안 돼 집에서 놀고 있는 딸을 지점장 인맥을 이용해 은행에 취직도 시킨다.
 
이 분이 맛있는 집을 찾았다며 점심식사 하자고 연락이 왔기에 갔다. 그날도 지점장을 불러서 밥값 계산을 시켰다. 밥 얻어먹은 내가 불쾌할 정도였다. 그래서 그 은행에 근무하는 지인에게 “왜 저 사람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고 물었다.
 
“은행은 각 지점별로 예금 등 실적을 따져서 등수를 매기는데, 각 지역별로 밑에서 3개 지점은 경고를 받는다. 그 경고를 3회 받으면 당장 지점장을 그만둬야 하고 본점 대기발령이 난다. 그러니 큰 자금을 맡긴 고객에게는 지점장들이 어쩔 수 없이 끌려 다니게 된다.”
 
그러면서 “은행직원들은 저 사장님이 너무하다고 모두 욕한다”고 일러준다. 내가 보기에도 너무 한다고 생각돼서 “은행직원들이 모두 욕 하드라. 왜 그렇게 욕먹을 짓까지 하느냐”고 말렸다. 그랬더니 그 사장님은 “나는 지점장한테 강요한 적도 없고, 지점장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니까 나한테 잘하는 것”이라면서, “병원 원장은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겠지만 만일 내가 은행에 돈 빌리고 예금도 없으면 저 사람들이 당장 나한테 어떻게 할지가 눈에 선하다며 아마 악마가 있다면 그런 모습일 거다”고 일러준다. 그 분은 “저 사람들은 돈 장사하는 사람들이야. 난 돈장사하는 사람을 돈으로 만났을 뿐이야. 너무 욕 하지 마”라고 변명한다.
 
젊은 시절 모 그룹의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퇴직하신 분은 그동안 경제적으로 여유도 있었지만 성격상 은행에 예금만 하고 살았다. 예금액수가 늘어나는 그를 은행직원들은 항상 친절한 인사와 함께 명절 땐 지점장 선물도 주는 등 깍듯한 대접을 했다. 선물을 받기만 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여겼던 이분은 회사에서 직원들을 위해 준비한 명절 선물을 은행 담당직원에게도 나눠주는 예의를 갖추기도 했다. 퇴직 후엔 조그만 초콜릿을 사서 명절 선물로 전해주곤 했었다. 은행직원들 사이에선 매너 좋고 품위 있는 고객으로 칭찬받을 정도였다.
 
그런데 사업하는 큰 아들이 어려워져서 아들 보증을 서고, 아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못 받는 입장이 되자 자신이 대출받아 지원해주는 상황까지 됐다. 급기야 자신도 어려워져서 은행 대출금 이자를 연체하기 시작하자 은행 직원들의 태도가 돌변했다. 드디어 은행 채권추심팀이라는 사람들을 상대하게 되면서 은행직원이 천사에서 마치 저승사자 같아 졌다고 했다. 상황이 완전 바뀌어 이젠 은행직원에게 선물을 칭찬받으며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호소하려고 은행직원을 대접한다고 했다.
결국 은행에 예금 많이 할 때도 은행직원 대접하고, 은행 빚을 못 갚아서 연체하고 있어도 대접해야 한다고 답답한 소회를 풀어 놓았다.
 
예의와 도덕을 기준으로 배우기만 했던 의사로서 혼란스러웠다.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옳으냐’에 대한 세상을 살아가는 자세에 관한 것이었다.
 
‘품위 있게 배려하고 점잖게 행동하는 것이 옳으냐’와 ‘품위와 배려는 접어두고 상대와 갑을 관계를 따져서 계산에 의해 행동하는 것이 옳으냐?’라는 점이다.
 
그래서 집안 어르신께 여쭤봤다.
 
“다른 방법은 없다. 남에게 배려 받지 못하고, 대접 받지 못하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지 않도록 해라.”
 
이것이 답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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