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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진성형외과소개> 진세훈 원장 칼럼
“공부 잘 하는 놈이 욕도 잘 하고 정리도 안 하는구먼…”

 

공부 안하고 놀기만 좋아하던 초등학교 시절, 부모님의 공부하란 잔소리가 귓등을 스치고 지나가기를 반복하면 부모님은 “저 자식은 아버지 말을 들은 체 만 체하니 제한테 잔소리하는 건 마이동풍이다”라며 걱정하셨다. 이렇게 공부가 마음에 없으니 책상 정리를 할 턱이 없다. 책상위에 책이랑 노트 등 소지품들이 산더미 같이 쌓여 있다. 어머님은 “수세미망태 같은 저 책상위에서 아침에 어떻게 책가방을 챙겨서 나가는지 신기하다”고 혀를 찼었다.
 
방학 때는 일어나는 시간이나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전혀 종잡을 수 없으니 아버님은 가끔 딴 집에 도둑이 들어도 우리 집에 도둑이 안 드는 이유는 저 놈이 밤에 안 자고 집을 지켜주기 때문일 거라는 기분 나쁘지 않은 충고를 해주시곤 했다. 특히 가방 정리를 워낙 안하다보니 가방이 불룩한데 도시락 김치국물이라도 흘러서 체육복이 젖으면 어머님이 가방을 꺼내 정리하시며 “어떻게 이렇게 가방정리도 안하면서 학교에서 꼴찌를 안 하냐”고 꾸짖으셨다. 이런 잔소리를 들을 때면 아버님이 나에게 하셨던 마이동풍이란 단어가 문득 떠오르니, 잔소리 내용도 안 듣는 척하지만 도움이 되긴 하나보다.
 
중학교 때 담임선생님이 국어 담당이시라 특이하게 전체학생 욕 글짓기 경연대회를 했었다. 시험지 한 장을 받아서 자신이 아는 욕과 지어낼 수 있는 욕을 모두 쓰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공부 잘하는 편에 들었던 친구 2명이 우수상을 받았다. 그때 담임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공부 잘하는 놈이 욕도 잘하는구만”이라고 하시면서 교무실로 가버리셨다.
 
그때 참 이상하게 생각했었다. ‘보통 학교에서 싸움 잘하고 말썽쟁이들이 욕을 잘하는데, 어떻게 공부 잘하는 애들이 욕하기 경연대회에 1등을 할까? 그것도 열심히 외워서 썼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어학 교수 크리스틴 엘 제이의 저서 ‘언어과학(Language Science)’에 보면 1분 동안 사람들에게 자신이 아는 최대한 많은 욕을 하라고 한 뒤 이들이 말한 욕의 개수와 아이큐를 비교하면 욕을 더 많이 한 사람의 아이큐가 훨씬 높다는 것이다. “욕을 잘하는 사람이 언어의 수사적인 능력이 뛰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심리과학협회(APS)의 학술지에서는 지저분한 방에 있는 사람들이 깨끗한 방에 있는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 관계자는 “정리정돈을 잘 하지 않는 사람들은 책상을 치우는데 마음을 쓰기보다 오히려 핵심적인 일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욕 안하고 젊잖게 말하고 주변 정리정돈 잘하는 것은 역시 평범한 사람들 사이의 기준일 뿐인 모양이다. 그래서 나같이 정리정돈 못하는 사람도 희망이 있다고 믿자. 욕 잘하는 분들도 희망을 가지시기 바란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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