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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15분 진료’...국민과 의사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는 정책

 

서울대병원에서 ‘3시간 대기, 3분 진료’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국립 서울대병원부터 일인 진료시간을 15분으로 늘려서 실시한다고 한다. 국민들 입장에는 너무너무 국민을 사랑하는 제도개선으로 볼 수 있다. 3시간 기다려서 겨우 3분 진료하던 아쉬움과 불만을 15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진료를 꼼꼼히 봐 주도록 정권이 나서서 제도화해준다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서울대병원이야 국립이니 적자가 나더라도 국민세금으로 메워 줄 것이고, 진료하는 의사는 진료환자 숫자에 상관없이 월급이 나오니 3분 간격으로 환자에게 시달리던 것을 15분 간격으로 시달림이 줄어들었으니 환자나 의사나 병원이나 모두가 ‘윈윈정책’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3시간 대기, 3분 진료의 본질적 원인을 모르고 이런 정책을 자랑스럽게 실시하면 정말 아마추어 정권이 되고, 과거 3분 진료로 불만을 가진 분이 15분 동안의 긴 시간 진료를 받고 행복해 하는 모습만으로 판단하면 광우병 연출에 가까운 고의적 현실 왜곡이 된다.
 
이유는 이렇다. 서울대병원에 진료 받고자 하는 숫자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므로 당장 대기시간이 단순계산으로도 평균 5배 늘어날 것이다. 3분 진료가 15분 진료가 되었으니 환자가 더 몰릴지도 모른다. 또 대기시간이 늘어나서 결국 진료를 못 본 환자들이 당장 3분 진료라도 받게 해달라고 집단 항의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건 수학이 아니라 산수만 공부한 사람이라도 당연히 예측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지적하면, 그렇기 때문에 중증환자가 아니면 서울대병원에 가지 않아야 한다고 정책담당자들은 이야기 한다. 대학병원으로 몰리는 현상을 오래 기다리게 하는 방법으로 해결 될 것이면 이미 대학병원에 몰리는 환자문제가 벌써 해결 되었어야 한다. 더욱이 대학병원으로 몰리는 현상을 지금보다 대기 시간을 5배 늘려서 대학병원에서 기다리다 지쳐서 안 오도록 하는 것이 이 제도의 목적이라면 솔직히 목적을 알려야 한다. 진짜 목적은 숨긴 채 국민을 위해서 3분 진료를 15분 진료로 제도화 한다는 측면만 알리면 그것은 대국민 사기다. 따라서 이런 대답은 삶이 피곤하면 태어나지 않았어야 한다는 사이비 종교집단과 같은 수준의 말이다.
 
사람을 죽여서 현행범으로 붙잡힌 살인자도 체포와 수사와 처벌에 인권이 있다. 이것은 여론조사로도 바뀔 수 없는, 민주 비민주의 현재의 가치를 뛰어 넘는 인권에 관한 정부의 민주 문명사회의 상징적 규범이다. 살인자라 하더라도 살인을 저지른 범죄행위를 처벌하는 법에 정한 제재를 제외하고는 살인자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어떤 부자유나 어떤 제재도 있을 수 없다.
 
봉건제도 하의 대감 집에서 부리는 종에게도 어떤 일을 시키면서 일의 목적을 설명하고 성실히 일을 수행할 것을 명령하지, 일 하나 하나를 몇 분에 혹은 몇 시간 간격을 처리하라고 지시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노예라 하더라도 일을 맡은 주체가 기계가 아니고 사람이기 때문에 맡은 사람이 목적에 맞게 효율적으로 처리해나가는 것이 옳기 때문이다.
 
의사는 비싼 등록금에 6년 대학공부하고 노예보다 못한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4~5년 거쳤을 뿐 아니라 그것도 자격을 검증하기 위해 국가고시를 쳐서 실력이 확인된 전문가이다. 입으로만 대중에게 어필해서 인기투표 하듯이 수시로 떨어졌다 붙었다 하는 선출직 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이런 지상 최고의 가치인 국민건강을 지키는 전문직의 진료행위를 하는 의사를 감옥에 잡아 놓은 살인범죄자 만큼도 배려하지 않고 의사를 봉건시대 노예만큼의 대접도 하지 않는, 전기 스위치만 올리면 부서질 때 까지 돌아가야 하는 대량생산 기계 부속품으로 여기는 무식하고 뻔뻔한 마음이 아니면 이런 일을 구상할 수도, 시킬 수도 없을 것이다.
 
의사도 15분 진료를 당연히 하고 싶다. 국민은 대기시간을 최대한 줄이길 원한다. 그 해결책이 고작 서울대병원의 3시간 대기, 15분 진료정책 뿐인가. 이는 한 마디로 의료정책 담당자의 눈 감고 아웅 하는, 국민과 의사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정책이다.
 
의사도 국민이다. 의사를 최소한 배려하는 것도 자랑스러운 정부의 책임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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