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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잣집 아이들이 시험 기간에도 등 떠밀려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 가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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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미풍양속 중 가장 지켜가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웃어른을 공경하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처음엔 한국의 지하철과 버스에 경로우대석이 별도로 설치돼 있는 것을 신기해하다가 나중엔 품위 있는 국가라고 생각하게 됐다는 얘기를 듣고 보면 웃어른 공경 미풍양속이 더더욱 가치있게 느껴진다.
 
여기서 나이 중심의 사회질서가 나왔고, 어느 모임에서나 부와 계급과 신분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계층이 ‘나이’라는 질서 속에 계급과 신분 을 떠나 형과 아우, 선배와 후배라는 단어로 하나가 되어 융합하고 소통하는 질서의 룰이 생겨났다.
 
특히 나보다 잘난 사람, 나보다 많이 가진 기득권의 사람을 존중하기 어려운 사회 환경 속에서 그나마 가장 평등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위엄있는 기준으로 통용되고 있다. 이것이 가족에게 적용돼 부모에게 효도하고, 개인의 명예 못지않게 가문의 명예를 중요시 함으로써 함부로 처신할수 없는 가족의 무게감이 생긴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다.
 
그런데 이런 사회를 어른을 존중하는 사회라고 여긴다면 시쳇말로 아재 혹은 꼰대들의 착각이다.
 
요사이는 출산율이 너무 떨어져 아이 낳는 것이 애국이고, 아이 많이 낳는 것이 국가적 경사인 상황이 됐다.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다보니 어른과 떨어져 지내게 되고, 아이들과 같이 지내는 시간이 적어지다보니 공부하는 자식은 거의 일제시대 독립운동가를 모시듯 떠받들어야 할 판이다.
 
더구나 사회에서 기죽어 사는 부모들은 제 자식은 기 한번 펴고 살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자식 위주로 가정을 돌본다. 손자 모의고사 기간이 되면 명절 차례에도 공부시간 빼앗길까 걱정돼 할아버지가 먼저 나서 참석을 면제해준다.
 
그런데 예외가 있다. 진짜 부잣집 아이들은 학교 시험 스케출에 상관없이 엄마에게 등떠밀려 할아버지께 주말 문안까지 드리러 간다. 빠지는 법이 없다. 시험 성적보다 돈 많은 부자 할아버지의 눈 밖에 나는 것이 더 무서워서가 아닐까?
 
자식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지고 뛰어다니면서, 어설프게 돈이 많거나 며느리 집이 더 잘 살면 이런 일도 있단다.
 
며느리가 손자를 낳아줘서 너무 기쁜 나머지, 시어머니가 아들집을 몇 번 드나들면서 기특한 며느리에게 큰 선물을 해줘야겠다고 생각해 자동차라도 좋은 놈으로 하나 사줄 심산으로, “네 소원을 말해보라” 하니, 정말 말해도 되느냐고 며느리가 재차 묻더니 하시는 말씀 “어머님 선물은 필요없고요(‘아유! 선물을 사양하다니 기특도 해라’라는 생각이 채 가시기도 전에) 어머님이 저희집에 안 오시는 것이 소원입니다”라고 한단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진짜 인삼뿌리 산삼뿌리보다 더 좋다는 그랑뿌리는 따로 있다. 평생 금지옥엽 키워준 아들에게, 어머니가 말씀하신다. “세상에 니 마누라가 시어머니인 네 엄마에게 이렇게 얘기하더라’라고 했더니 아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그럴 줄 알았다. 너무 자주 우리집에 오시더라” 하더란다. 이 경우가 어른이 아니라 자식을 공경하며 키우면 빚어지는 일이다.
 
중등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정년 퇴직하신 한 지인 부부에게 큰일이 생겼다. 퇴직하실 즈음에 결혼을 한 아들이 쌍둥이 아들을 낳고 잘 살고 있는가 했는데, 몇 달 전에 며느리가 부부싸움을 하고 친정에 가서는 다시는 안 온다는 것이다. 두 노인네가 손자 하나씩을 안고 걱정이 가득한 눈으로 손자들의 장래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걱정과 분노를 억누룰 수 없다는 듯 격정적으로 말씀하셨다. “살기 싫어 친정에 가는 것은 그렇다 치자, 아이들을 두고 가버리는 것도 이해해볼 수도 있다고 해보자. 그런데 자식들은 떼어놓고 가면서 키우던 강아지는 데리고 갔다는 사실은 아무리 애를 써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내 손자들이 제 눈에는 강아지만도 못하단 말이냐”고 하소연하셨다.
옛말에 어른을 공경하는 집안은 흥하고, 아이를 공경하는 집안은 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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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세훈 진성형외과 원장


[글 = 진세훈 진성형외과원장]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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